
“로고도 다르고 직접 제작한 상품인데, 경쟁업체가 모방이라며 고소했습니다.”
상품이나 브랜드를 따라 했다는 이유로 경찰의 출석 요구를 받으면 당황스러울 수밖에 없습니다.
비슷한 제품이 이미 여러 곳에서 판매되고 있거나, 제조업체에서 납품받은 상품이라면 무엇이 문제인지 납득하기 어려울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비슷한 상품은 많다’는 설명만으로 부정경쟁방지법 위반 혐의에 충분히 대응하기는 어렵습니다.
고소인이 어떤 부분을 문제 삼는지 확인하고, 제작·판매 경위를 보여주는 자료를 준비해야 합니다.
저는 이런 사안을 검토할 때 두 상품의 사진만 비교하지 않습니다.
상품의 형태가 문제인지, 브랜드를 혼동하게 했다는 주장인지부터 구분합니다.
적용되는 규정에 따라 조사에서 설명해야 할 내용이 달라지기 때문입니다.

상품 모방과 브랜드 혼동은 판단 기준이 다릅니다
상품의 형태를 따라 했다는 경우
상품형태 모방은 제품의 형상·모양·색채 등을 모방한 상품을 판매하거나 수입하는 등의 행위가 문제 되는 유형입니다.
단순히 같은 종류의 상품을 취급한다는 사실만으로 판단할 수는 없습니다.
어떤 부분이 유사한지, 그 부분이 동종 상품에서 흔히 사용되는 형태인지, 상대 상품을 바탕으로 제작했는지 등을 살펴야 합니다.
독자적으로 개발했다면 이를 보여주는 초안과 수정 이력이 중요한 자료가 됩니다.
상품형태가 갖추어진 시점도 확인해야 합니다.
법은 시제품 제작 등으로 형태가 갖추어진 날부터 3년이 지난 상품이나, 동종 상품이 통상적으로 가지는 형태를 모방한 경우를 해당 규정의 예외로 정하고 있습니다.
다만 이 예외에 해당한다고 해서 다른 권리 침해까지 모두 문제없다고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브랜드나 판매처를 혼동하게 했다는 경우
상호·로고·포장·간판 등이 문제라면 소비자가 상품의 출처나 영업 주체를 혼동하게 했는지가 쟁점이 될 수 있습니다.
이때에는 상대방의 표시가 국내에 널리 알려져 있는지, 명칭과 외관이 얼마나 유사한지, 실제로 어떻게 사용됐는지를 함께 검토합니다.
판매 경로와 취급 상품, 고객층 등 거래 상황도 살펴야 합니다.
따라서 “이름 한 글자가 다르다”거나 “로고 색상을 바꿨다”는 사정만으로 결론을 내리기는 어렵습니다.
반대로 일부 표현이 겹친다는 이유만으로 곧바로 위반이 인정되는 것도 아닙니다.

등록되지 않은 상품도 부정경쟁방지법 위반으로 고소할 수 있나요?
상대방이 상표나 디자인을 등록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안심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하지만 부정경쟁방지법에 따른 보호 여부는 상표권·디자인권 침해와 구분해 검토해야 합니다.
등록 여부보다 먼저 확인할 것은 고소인이 주장하는 보호 대상과 위반 유형입니다.
자신의 상표를 등록했다는 사실 역시 다른 업체의 상품이나 영업과 혼동을 일으켰는지에 대한 검토를 대신하지는 못합니다.
처벌도 행위 유형을 구분해 보아야 합니다.
상품형태 모방이나 상품·영업주체 혼동에 해당하는 부정경쟁행위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 원 이하의 벌금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다만 부정경쟁방지법에서 정한 모든 행위에 같은 벌칙이 적용되는 것은 아닙니다.
형사사건과 별도로 판매금지나 손해배상 문제가 이어질 수도 있습니다.

경찰조사 전에는 제작·판매 경위를 정리해야 합니다
고소 대상과 본인의 역할부터 특정합니다
먼저 확인 가능한 고소 내용을 통해 문제 된 상품과 표시, 판매 기간을 파악해야 합니다.
여러 제품을 취급한다면 어느 제품의 어떤 부분이 고소 대상인지 구분하는 작업이 필요합니다.
이후 기획·디자인·발주·수입·판매 중 자신이 담당한 업무를 정리합니다.
직접 디자인한 사람과 완성품을 공급받아 판매한 사람은 설명해야 할 사실관계가 다릅니다.
다만 “판매만 했으니 책임이 없다”는 식으로 접근해서는 안 됩니다.
판매 자체가 문제 되는 유형도 있으므로, 공급 경위와 당시 인식, 실제 관여 범위를 구체적으로 살펴야 합니다.
독자적인 제작 경위는 자료로 설명합니다
직접 개발한 상품이라면 디자인 원본, 수정 이력, 시제품 사진, 외주계약서 등을 확보해야 합니다.
제조업체에서 납품받았다면 발주서와 거래명세서, 담당자와 주고받은 대화가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특히 다음 세 가지를 시간순으로 정리하면 조사 준비의 중심을 잡을 수 있습니다.
- 상품 기획과 디자인을 시작한 시점
- 상대 상품이나 브랜드를 알게 된 시점
- 실제 제작·판매와 변경이 이루어진 시점
저는 의뢰인의 설명과 자료에 남은 날짜가 일치하는지부터 살펴보겠습니다.
독자적으로 제작했다는 설명이 있더라도, 그 이전 대화에 상대 상품의 사진과 수정 지시가 남아 있다면 해당 경위를 함께 설명해야 합니다.
유리해 보이는 자료만 고르기보다 전체 기록을 검토해야 조사에서 예상하지 못한 질문을 받더라도 사실관계를 정확히 전달할 수 있습니다.

“몰랐다”는 말보다 구체적인 설명이 필요합니다
경찰조사에서는 상대 상품을 알고 있었는지, 무엇을 참고했는지, 디자인이나 명칭을 누가 결정했는지 등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때 상대 상품을 본 사실과 법적으로 모방에 해당한다는 평가는 구분해야 합니다.
본 적이 있는데도 부인하거나, 기억나지 않는 부분을 추측해 답하면 이후 자료와 진술이 어긋날 수 있습니다.
확인되는 사실은 정확히 설명하고, 다투는 부분은 자료와 연결해 제시해야 합니다.
업계에서 흔히 쓰이는 형태라고 주장한다면 당시 판매되던 동종 상품의 자료를, 독자 개발을 주장한다면 개발 과정을 보여주는 기록을 준비하는 방식입니다.
조사를 마친 뒤에는 조서도 꼼꼼히 확인해야 합니다.
“참고한 적이 있다”는 진술이 “그대로 따라 만들었다”는 취지로 기록되지는 않았는지, 본인의 관여 범위가 정확히 반영됐는지 살펴야 합니다.

판매 중단이나 합의도 대응 방향을 정한 뒤 검토해야 합니다
고소 사실을 알게 된 뒤 판매를 중단하거나 디자인을 변경하는 방안을 고려할 수 있습니다.
다만 이러한 조치가 기존 행위에 대한 책임까지 없애주는 것은 아닙니다.
판매 페이지를 수정한다면 변경 전 화면과 판매 기간, 거래 내역을 먼저 보존할 필요가 있습니다.
디자인 원본과 제조업체와의 대화 역시 제작·판매 경위를 설명하는 자료이므로 임의로 삭제해서는 안 됩니다.


합의를 검토할 때에는 금액뿐 아니라 판매 중단 범위, 재고 처리, 손해배상 등 포함되는 내용을 확인해야 합니다.
합의나 고소 취하만으로 형사절차가 자동으로 끝난다고 전제해서도 안 됩니다.
부정경쟁방지법 위반 사건은 첫 조사 전에 문제 된 행위, 제작·판매 경위, 이를 뒷받침할 자료를 맞춰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저는 고소인이 주장하는 요건과 실제 사실관계를 대조하고, 혐의를 다툴 부분과 후속 조치가 필요한 부분을 구분하여 조사 대응 방향을 세우겠습니다.

댓글 남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