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표가 시키는 대로 돈을 보냈을 뿐인데, 저도 횡령의 공범이라고 합니다.”
회사 자금의 인출이나 송금에 관여했다가 업무상횡령죄 공동정범 혐의로 조사를 받게 되면, 어디까지 책임져야 하는지부터 걱정됩니다.
직접 돈을 관리한 사람이 아니거나 개인적으로 받은 돈이 없다면 더욱 납득하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안녕하세요. 김규현 변호사입니다.
자금 보관자가 아니더라도 횡령의 공범이 될 수 있습니다. 다만 돈이 빠져나가는 과정에 관여했다는 이유만으로 모두 같은 책임을 지는 것은 아닙니다.
당시 무엇을 알고 있었고, 어떤 역할을 맡았는지 구분하는 데서 대응을 시작해야 합니다.

업무상횡령죄 공동정범의 성립과 처벌
자금 보관자가 아닌 사람의 책임
업무상횡령죄는 업무로 타인의 재물을 보관하는 사람이 그 임무를 어기고 재물을 횡령하거나 반환을 거부한 경우 문제 됩니다.
형법 제356조의 법정형은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입니다.
그렇다고 경리 담당자나 대표이사만 처벌받는 것은 아닙니다.
회사 외부의 지인이나 거래처 관계자도 자금 보관자와 함께 범행했다면 형법 제33조에 따라 공범이 성립할 수 있습니다.
다만 여기에는 구분이 필요합니다.
업무상 보관자의 신분이 없는 사람은 공범이 성립하더라도, 형법 제33조 단서에 따라 일반 횡령죄의 형으로 처벌하는 문제가 생깁니다.
일반 횡령죄의 법정형은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500만원 이하의 벌금입니다.
가담자 모두에게 업무상횡령죄의 형을 그대로 적용하는 것은 아닙니다.
따라서 회사에서의 직함뿐 아니라 실제 자금 관리 권한과 업무 내용을 확인해야 합니다.
이득액 등 요건에 따라 특별법상 가중처벌도 별도로 검토할 수 있습니다.

공동정범과 방조범의 구분
범행에서 맡은 역할
공동정범은 함께 범행하려는 의사와 그에 따른 ‘기능적 행위지배’를 필요로 합니다.
쉽게 말하면, 역할을 나누어 범행 실현에 본질적으로 기여했는지를 보는 것입니다.
직접 돈을 인출하지 않았더라도 전체 범행에서의 지위와 역할에 따라 공동정범이 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허위 지출의 구조를 제안하고, 돈을 받을 계좌를 정하고, 자금 분배까지 맡았다면 단순한 업무 보조였다는 설명만으로는 부족할 수 있습니다.
반대로 범행을 알면서 실행을 도왔지만 공동으로 범행을 지배한 정도에 이르지 않았다면 방조범인지 살펴야 합니다.
다만 “상사가 시켰다”거나 “수동적으로 움직였다”는 사정만으로 방조범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
지시를 받았더라도 범행에서 중요한 역할을 수행했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제가 사건을 검토할 때에는 다음 내용을 나누어 확인합니다.
- 자금 유출을 누가 제안하고 결정했는지
- 본인이 송금 목적과 사용처를 어디까지 알았는지
- 계좌 제공·서류 작성·인출에 어떤 역할을 했는지
- 범행이 반복되는 동안 관여 정도가 달라졌는지
횡령에 대한 인식
정상적인 거래대금이라고 믿고 송금한 경우와, 회사 돈을 개인적으로 빼돌린다는 사실을 알면서 도운 경우는 구별해야 합니다.
다른 사람을 위해 돈이 사용되었더라도 횡령에 가담할 수 있으므로, 본인에게 이익이 없었다는 설명만으로 충분하지는 않습니다.
반면 실제로 범행을 몰랐다면 당시 그렇게 판단한 근거를 제시해야 합니다.
결재문서, 계약서, 업무 지시 내용 등이 그 판단을 뒷받침할 수 있습니다.
뒤늦게 알게 된 사실과 송금 당시 알고 있던 사실을 섞지 않는 것이 중요합니다.
조사에서는 각 거래 시점을 기준으로 자신의 인식과 행동을 설명해야 합니다.

경찰조사 전 준비자료와 진술
“저는 시키는 일만 했습니다”라는 말에는 당시 상황이 충분히 담기지 않습니다.
누가 어떤 설명을 했고, 어떤 자료를 확인한 뒤 행동했는지까지 구체화해야 합니다.
| 준비자료 | 확인할 내용 |
|---|---|
| 업무분장표·결재규정 | 자금 관리 권한과 보고 체계 |
| 메신저·이메일 | 지시 내용과 당시 전달받은 설명 |
| 계좌 거래내역 | 인출·송금 시점, 수취인, 최종 사용처 |
| 계약서·지출결의서 | 지급 명목과 실제 거래 여부 |
| 개인 입출금 내역 | 본인이 취득한 금액과 반환 내역 |
자료는 일부 대화만 잘라 제출하기보다 전후 맥락을 함께 검토해야 합니다.
정상적인 업무 지시인지, 허위 지출임을 알고 협의한 것인지에 따라 같은 송금도 다르게 평가될 수 있습니다.
진술할 때에는 직접 경험한 사실과 다른 사람에게 들은 내용을 구분해야 합니다.
기억이 불분명한 금액이나 날짜를 추측해서 답하거나, 다른 가담자의 설명에 맞춰 자신의 기억을 바꾸는 것은 피해야 합니다.
저는 의뢰인과 거래별로 지시받은 내용, 실제 행동, 당시 알고 있던 사정을 대조합니다.
일부 관여한 사실을 인정하더라도 관여하지 않은 거래까지 일괄적으로 인정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입니다.
자료를 삭제하거나 관계자와 말을 맞추지 말고, 조사 후에는 조서가 자신의 설명을 정확히 담고 있는지도 확인해야 합니다.

혐의가 인정되는 경우의 피해 회복
개인 이익과 책임 범위
실제로 횡령임을 알면서 가담했다면 역할과 피해 규모를 정확히 정리하면서 피해 회복을 준비해야 합니다.
개인적으로 취득한 돈이 적다는 사정은 형을 정할 때 설명할 내용입니다.
그러나 받은 돈이 적다고 책임지는 횡령액도 그 금액으로 한정되는 것은 아닙니다.
함께 가담한 범행의 범위와 개인적으로 얻은 이익은 따로 살펴야 합니다.
합의와 공탁의 의미
피해 회사와 합의를 진행할 때에는 전체 피해액, 이미 반환된 금액, 다른 가담자의 변제 내역부터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당장 전액을 마련하기 어렵더라도 이행 가능한 회복 방안을 논의할 필요가 있습니다.
합의가 어렵다면 요건에 따라 형사공탁을 검토할 수 있습니다.
다만 공탁 자체가 피해자의 처벌불원 의사를 뜻하지는 않습니다.
합의나 변제가 이루어졌다고 이미 성립한 범죄가 사라지거나 선처가 보장되는 것도 아닙니다.
반성의 뜻 역시 문구에만 머물러서는 안 됩니다.
피해 회복을 위해 실제로 한 일과 재발을 막기 위해 바꾼 업무·생활 환경을 함께 설명해야 합니다.

관여한 사실과 부담할 책임의 구분
업무상횡령죄 공동정범 사건에서는 “돈을 직접 쓰지 않았다”는 말도, “시키는 대로 했다”는 말도 그 자체로 결론이 되지 않습니다.
법적인 지위와 범행에 대한 인식, 실제 역할을 자료에 맞추어 검토해야 합니다.


저는 혐의를 전부 부인할지 인정할지부터 정하기보다, 각각의 거래에서 어떤 일이 있었는지 먼저 확인하겠습니다.
그 과정에서 다툴 부분과 책임져야 할 부분을 나누고, 필요한 피해 회복 방안도 함께 살펴보겠습니다.
조사를 앞두고 있다면 업무 지시 내용과 거래내역을 준비해 주시기 바랍니다.
막연히 책임을 줄여 달라고 호소하기보다, 본인의 관여 정도가 정확히 판단받을 수 있도록 준비하는 것이 우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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