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업무 때문에 저장해 둔 자료인데, 퇴사 후 회사가 영업비밀을 유출했다며 고소했습니다.”
개인 이메일이나 USB에 남아 있던 업무자료가 퇴사 후 형사사건의 발단이 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경쟁업체로 이직했다면 회사는 자료를 옮긴 시점과 이직 경위를 연결해 사용 목적을 의심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회사 자료를 보유했다는 사실만으로 영업비밀침해가 곧바로 인정되는 것은 아닙니다.
반대로 외부에 전달하거나 사용하지 않았다는 설명만으로 혐의를 벗어날 수 있다고 단정해서도 안 됩니다.
저는 퇴사자 영업비밀침해 사건을 검토할 때 먼저 회사가 문제 삼는 파일을 확인합니다.
그 정보가 무엇인지, 어떤 경위로 저장됐는지, 퇴사 이후 어떻게 취급됐는지를 구분해야 조사에서 설명할 내용이 분명해집니다.

회사 자료라고 모두 영업비밀일까요?
영업비밀의 성립요건
고객명단, 단가표, 설계도면이라는 명칭만으로 영업비밀 여부가 결정되지는 않습니다.
법률상 영업비밀은 공공연히 알려져 있지 않고, 독립된 경제적 가치를 가지며, 비밀로 관리되는 기술상·경영상의 정보여야 합니다.
확인할 사항은 다음과 같습니다.
| 판단 기준 | 구체적으로 살펴볼 내용 |
|---|---|
| 외부에 알려진 정보인지 | 홈페이지나 공개자료에서 확인할 수 있는 내용인지, 내부 거래조건·기술정보가 포함됐는지 |
| 경제적 가치가 있는지 | 경쟁업체가 활용하면 개발비용이나 시간을 줄이거나 거래상 이익을 얻을 수 있는지 |
| 비밀로 관리됐는지 | 접근권한, 보안규정, 비밀표시, 비밀유지 의무 등을 통해 관리됐는지 |
공개된 거래처 연락처와 내부 협상조건·거래실적이 결합된 자료는 같은 명단이라도 평가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자료 전체를 한꺼번에 설명하기보다 회사가 보호를 주장하는 정보가 무엇인지 특정해야 합니다.
직접 작성한 자료와 비밀유지 의무
재직 중 직접 작성한 제안서나 도면이라도 회사의 비밀정보가 담겨 있다면 작성자라는 이유만으로 자유롭게 반출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비밀유지서약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서명했다는 사실은 중요한 검토 대상이지만, 그것만으로 모든 업무자료가 영업비밀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
반대로 비밀표시가 없다는 이유만으로 보호 대상에서 제외되는 것도 아닙니다.
일하면서 익힌 일반적인 경험·지식과 회사가 관리하던 구체적인 비밀정보를 구분하는 작업이 필요합니다.

사용하지 않고 가지고만 있어도 처벌받을 수 있나요?
반출·보관·사용의 구분
“경쟁업체에 넘긴 적이 없습니다.”
이 설명은 중요하지만, 회사가 무엇을 고소했는지에 따라 추가로 살펴볼 내용이 있습니다.
영업비밀을 지정된 장소 밖으로 무단 유출하거나, 삭제·반환 요구를 받고도 계속 보유하는 행위 역시 부정한 이익 또는 회사에 손해를 입힐 목적 등 법정 요건을 충족하면 처벌 대상이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다음 행위를 나누어 확인해야 합니다.
- 개인 이메일·USB 등으로 자료를 옮긴 행위
- 퇴사 이후 자료를 계속 보관한 행위
- 이직한 회사에서 자료를 사용하거나 제3자에게 제공한 행위
국내 영업비밀침해 관련 범죄는 해당 요건이 인정되면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억 원 이하의 벌금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재산상 이득액에 따라 벌금 상한이 달라질 수 있으므로, 구체적인 적용 조항도 확인해야 합니다.
업무 목적의 저장 경위
재택근무, 외근, 인수인계 때문에 자료를 저장했다면 당시 업무와 연결되는 설명이 필요합니다.
상사의 지시나 승인, 평소 자료를 주고받던 방식이 이를 뒷받침할 수 있습니다.
저는 특히 자료를 옮긴 날짜와 당시 담당 업무를 대조하겠습니다.
재직 중 반복해 온 업무 방식인지, 퇴사 직전 담당 업무와 무관한 파일까지 내려받았는지에 따라 수사기관이 해석하는 방향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경쟁업체로 이직했다는 사실만으로 부정한 목적이 입증되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반출 시점, 파일의 종류와 양, 이직 후 사용 정황이 함께 제시된다면 각각의 경위를 설명해야 합니다.

퇴사자 영업비밀침해, 경찰조사 전에는 어떤 자료를 준비해야 할까요?
고소 내용과 객관자료 대조
우선 확인 가능한 고소 내용을 통해 문제 된 파일과 기간, 회사가 주장하는 행위를 파악해야 합니다.
이후 자신의 기억을 기록과 대조합니다.
조사 전에 정리할 자료는 다음과 같습니다.
- 업무 지시·승인 내역: 자료 저장이나 외부 전송이 필요했던 이유
- 파일 생성·수정·전송 기록: 자료를 만들고 옮긴 시점과 취급 경위
- 보안규정·서약서: 접근권한과 반출 제한, 비밀유지 의무의 범위
- 인수인계·반환 기록: 퇴사 당시 어떤 자료를 정리하고 돌려줬는지
- 회사 통지와 회신: 삭제·반환 요구를 받은 시점과 이후 대응
이때 자료를 확보한다는 이유로 퇴사한 회사의 계정에 다시 접속하거나 파일을 추가로 내려받아서는 안 됩니다.
자신이 적법하게 확인할 수 있는 기록부터 정리하고, 필요한 자료의 확보 방법을 검토해야 합니다.
인정할 사실과 다툴 혐의
실제로 개인 이메일로 전송한 기록이 있는데 “반출한 적이 없다”고 답하면 진술의 신뢰가 흔들릴 수 있습니다.
전송 사실은 인정하되 업무상 필요와 승인 경위를 설명해야 하는 사안인지 살펴야 합니다.
반면 파일을 보유했다는 사실만 확인되는데 사용·제공까지 인정할 필요는 없습니다.
보유, 열람, 사용, 전달은 서로 구분해 진술해야 합니다.
조사가 끝난 뒤에는 조서도 확인해야 합니다.
“업무상 보관했다”는 설명이 “퇴사 후 활용하려고 가져왔다”는 취지로 기록되지 않았는지, 불명확한 기억이 확정적인 사실처럼 적히지 않았는지 살펴야 합니다.

고소당한 뒤 삭제하거나 반환하면 해결될까요?
회사의 요구를 받으면 바로 삭제해야 할지, 해명을 위해 남겨둬야 할지 고민하게 됩니다.
이때에는 계속 보유하는 문제와 조사에 필요한 기록을 훼손하는 문제를 함께 고려해야 합니다.
임의로 복제본을 만들거나 일괄 삭제하기보다, 요구 대상과 처리 방식을 먼저 확인해야 합니다.
반환·삭제가 필요하다면 대상 파일, 일시, 방법을 정하고 이행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기록을 남기는 방식으로 검토할 수 있습니다.
자료를 반환하거나 회사와 합의하더라도 기존 행위에 대한 형사책임이 자동으로 없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합의서에 손해배상이나 광범위한 사실인정 문구가 포함돼 있다면 그 내용도 확인해야 합니다.


퇴사자 영업비밀침해 사건에서는 회사의 주장과 자신의 설명 사이에 어떤 기록이 있는지가 중요합니다.
저는 문제 된 정보의 성격과 반출 목적, 퇴사 후 취급 경위를 대조하겠습니다.
이를 바탕으로 인정할 사실과 다툴 혐의를 구분하고, 첫 조사에서 설명할 내용과 제출할 자료를 준비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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