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위공시 처벌, 공급계약의 최대 금액을 확정액으로 공시했을 때

허위공시 처벌

계약서에는 100억 원이라고 적혀 있습니다. 다만 거래처가 100억 원어치를 반드시 사야 한다는 뜻은 아닙니다.
실제 구매량은 개별 발주서로 정하고, 계약기간 동안 주문할 수 있는 한도가 100억 원이라는 뜻입니다.

그런데 상장회사가 이 조건을 밝히지 않고 ‘100억 원 규모 공급계약 체결’이라고 공시했다면, 이를 승인한 임원은 어디까지 책임져야 할까요.

안녕하세요. 김규현 변호사입니다.
허위공시 처벌을 검토할 때 먼저 맞춰볼 문서는 공시 당일의 계약서와 투자자에게 공개된 공시문입니다.
두 문서에 같은 숫자가 적혀 있어도, 한쪽에서는 주문 한도를, 다른 쪽에서는 이미 확보한 수주액을 뜻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허위공시 처벌

계약 체결과 발주 확정은 다릅니다

공급계약을 체결했다는 사실과 거래처가 일정 물량의 구매를 확약했다는 사실은 구분해야 합니다.
계약서 첫 장의 금액만으로는 알기 어렵습니다. 본문이나 부속합의서에 최소 구매량이 있는지, 별도 발주가 있어야 납품 의무가 생기는지, 거래처가 주문을 줄이거나 취소할 수 있는지를 읽어야 합니다.
공시문에도 이런 조건이 드러나 있다면 판단은 달라집니다.

반대로 공시 당시에는 전량 구매 의무가 있었지만 거래처의 자금난으로 몇 달 뒤 물량을 줄였다면, 먼저 살펴볼 것은 변경 사실을 언제 알았고 어떻게 공시했는지입니다.
나중에 계약을 이행하지 못한 경우와 처음부터 확정되지 않은 금액을 확정액처럼 표시한 경우는 출발점이 다릅니다.
최종 매출액만으로 최초 공시의 진위를 단정하기 어려운 이유입니다.

허위공시 처벌

거래소 제재와 허위공시 처벌

거래소는 공급계약 공시의 번복이나 변경 등을 심사해 회사를 불성실공시법인으로 지정할 수 있습니다. 사안에 따라 벌점이나 공시위반제재금도 문제 됩니다.
한국거래소 공시에서 공급계약 해지에 따른 지정 사례와 공급계약 미이행에 따른 지정 사례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다만 이는 상장회사에 대한 공시상 조치입니다.
지정 사실만으로 공시를 승인한 대표이사나 담당 임원의 형사책임까지 확정되지는 않습니다.

사업보고서에도 같은 수주액을 기재한 경우

거래소의 단일판매·공급계약 체결 공시와 자본시장법상 사업보고서는 서로 다른 서류입니다.
같은 금액을 사업보고서나 분기·반기보고서의 수주 현황에도 기재했다면, 그 보고서에서 투자 판단에 중요한 사실을 거짓으로 표시했거나 누락했는지 별도로 살펴야 합니다.

자본시장법 제444조 제13호는 법이 열거한 서류의 중요사항을 거짓으로 기재하거나 누락한 사람, 그 사실을 알면서도 법에서 정한 서명을 한 사람 등을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억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합니다.
사내 결재란에 서명한 것과 법정 보고서에 확인·서명한 것은 구분해야 합니다.

공시를 증권 거래에 이용한 경우

조건부 수주액을 확정액으로 표시한 뒤 유상증자 투자자에게 그 공시를 제시했다면 또 다른 쟁점이 생깁니다.
자본시장법 제178조 제1항 제2호에 따라, 증권 거래와 관련해 중요한 사실을 거짓으로 표시하거나 오해를 막는 데 필요한 내용을 빠뜨린 문서를 사용해 재산상 이익을 얻으려 했는지를 살펴야 합니다.
공시 직후 주가가 올랐다는 사실만으로 그 목적까지 입증되는 것은 아닙니다.

이러한 부정거래가 성립하면 자본시장법 제443조의 기본 법정형은 1년 이상의 유기징역 또는 위반행위로 얻은 이익이나 회피한 손실액의 4배 이상 6배 이하에 상당하는 벌금입니다.
이익이나 회피한 손실액이 없거나 산정하기 어렵거나 그 금액의 6배가 5억 원 이하이면 벌금 상한은 5억 원입니다.
여기서 벌금 산정의 기준은 공시문에 적힌 계약금액 100억 원 자체가 아닙니다.

허위공시 처벌

승인자가 언제 어떤 보고를 받았는지

승인자의 입장에서는 공시 초안과 최종본 사이에 ‘최대’라는 두 글자가 언제, 왜 빠졌는지가 중요할 수 있습니다.
영업부서가 처음부터 ‘확정 수주 100억 원’으로 보고한 경우와, 법무팀이 ‘구매 보장 없음’이라고 의견을 냈는데도 임원이 해당 문구를 빼도록 지시한 경우는 같은 결재 서명이 남아 있어도 사정이 다릅니다.

“실무자가 작성했다”는 설명도 그 자체로 충분하지 않습니다.
임원이 계약 협상에 직접 참석했는지, 부속합의서를 전달받았는지, 공시 문구에 관한 질문에 어떤 답을 했는지까지 확인해야 합니다.
반대로 회사 내부에 자료가 존재했다는 이유만으로 승인자가 공시 전에 그 내용을 읽었다고 단정해서도 안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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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사 전 대조할 계약서와 결재 기록

확인할 자료 대조할 내용
계약서·부속합의서·발주서 공시 당일 거래처가 구매하기로 확정한 금액과 추가 주문 한도
공시 초안·최종본 금액이나 발주 조건을 다르게 표현한 문구, 수정 시각과 요청자
내부 보고·이메일·결재 의견 승인 전에 임원이 받은 설명과 그에 대한 답변
변경계약·정정공시 최초 공시 후 새로 생긴 사정과 회사가 이를 파악한 날짜

조사를 앞두고 있다면 위 자료를 최초 공시일 전후로 나누어 보는 것이 좋습니다.
공시 당일을 기준으로 거래처가 구매를 약속한 금액, 승인자에게 보고된 금액, 투자자에게 공개된 금액과 조건을 나란히 놓아보십시오.
세 기록이 어느 대목에서 달라졌는지 확인해야 회사가 정정할 문제와 임원 개인이 설명할 부분이 분명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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