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녕하세요.
검사로 재직하며 경제범죄 사건을 수사했고, 미국공인회계사 자격을 바탕으로 회계자료와 자금 흐름을 검토하고 있는 변호사 김규현입니다.
대표이사가 회사 자금을 사용한 뒤 장부에 가지급금으로 처리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본인이 운영하는 회사이고 나중에 돌려놓을 생각이었으니, 회사에서 잠시 빌린 돈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대표이사 가지급금 횡령 여부는 장부에 적힌 계정과목이나 사후 반환만으로 결정되지 않습니다.

가지급금으로 처리했는데도 횡령이 될 수 있을까?
대표이사가 회사 자금을 가져간 뒤 장부에 가지급금으로 기록했다고 해서 곧바로 횡령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
대법원이 횡령을 인정한 대표이사 가지급금 사건
대법원은 대표이사가 회사 자금을 가지급금 명목으로 인출한 사건에서 특경법상 횡령을 인정했습니다.
- 사용 금액: 회사 자금 약 121억 원
- 사용처: 주식투자와 개인적인 용도
- 대여 조건: 이자와 변제기 약정 없음
- 승인 절차: 이사회 결의나 승인 없이 장기간 인출
대법원은 이러한 자금 사용이 통상 허용되는 범위를 벗어나, 대표이사의 지위를 이용해 회사 돈을 사적으로 처분한 것과 같다고 판단했습니다. 나중에 반환할 의사가 있었다는 사정만으로 횡령의 고의가 부정되는 것도 아니라고 보았습니다.
대법원 2014.12.24. 선고 2014도11263 판결
장부의 명칭보다 실제 사용 경위를 봅니다
가지급금은 지출 내용이나 처리할 계정이 확정되지 않은 금액을 임시로 기록하는 회계 항목입니다. 장부에 ‘가지급금’이라고 적었다고 해서 회사가 대표이사에게 정상적으로 돈을 빌려준 것으로 인정되는 것은 아닙니다.
수사기관은 다음 사항을 확인합니다.
| 확인 항목 | 살펴볼 내용 |
|---|---|
| 인출 경위 | 회사 자금을 인출한 이유와 당시 필요성이 있었는지 |
| 최종 사용처 | 개인 계좌를 거친 뒤 회사 업무와 개인 용도 중 어디에 사용했는지 |
| 대여 조건 | 자금 인출 당시 이자와 변제기를 구체적으로 정했는지 |
| 승인 절차 | 이사회 결의 등 회사 내부의 적법한 절차를 거쳤는지 |
| 상환 가능성 | 당시 반환할 능력과 구체적인 상환 계획이 있었는지 |
대표이사 가지급금 횡령 여부는 회계장부의 계정명 하나로 판단하기보다, 자금이 빠져나간 과정과 실제 사용처를 금융자료에 따라 살펴봐야 합니다.

회사에서 빌린 돈과 임의로 사용한 돈의 차이
대표이사가 회사 돈을 사용했다고 해서 모두 횡령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
회사가 적법한 절차에 따라 대표이사에게 돈을 빌려준 것이라면 대여금으로 볼 수 있지만, 수사에 대비해 사후적으로 서류만 갖춘 경우에는 설명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대여 당시의 약정과 실제 상환 내역을 확인
회사가 대표이사에게 돈을 빌려준 것인지 판단할 때에는 다음과 같은 사정을 살펴봅니다.
- 금전소비대차계약서가 자금 인출 당시에 작성됐는지
- 이자율과 변제기가 구체적으로 정해졌는지
- 회사의 자금 사정에 비해 대여 규모가 지나치지 않은지
- 이사회 결의 등 필요한 내부 절차를 거쳤는지
- 약정에 따라 이자와 원금을 실제로 변제했는지
계약서나 이사회 의사록이 있다는 사실만으로 횡령 혐의가 자동으로 부정되는 것은 아닙니다. 대법원도 회사 자금을 대표이사의 사적인 용도로 처분했다면 형식적으로 이사회나 주주총회 결의를 거쳤더라도 횡령 책임을 면할 수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대법원 2013. 7. 11. 선고 2011도5337 판결
문서의 존재뿐 아니라 자금이 실제로 대여 조건에 따라 지급되고 상환됐는지까지 금융거래 내역과 회계자료로 확인해야 합니다.

지분을 모두 가진 대표이사가 회사 돈을 돌려줬다면
대표이사가 회사 지분을 모두 가지고 있거나 사용한 돈을 전부 반환했더라도, 그 사정만으로 횡령 혐의가 사라지는 것은 아닙니다. 자금을 가져간 당시 횡령이 성립했는지와 이후 피해를 회복했는지는 나누어 판단해야 합니다.
지분을 모두 보유한 회사라도 법인은 별개
주식회사는 대표이사나 주주와 별개의 권리주체입니다.
지분을 전부 또는 대부분 보유했더라도 회사 재산을 개인 돈처럼 사용할 수는 없습니다.
다른 주주나 이사가 동의했다는 사정도 마찬가지입니다. 대법원은 회사 돈을 사적인 용도로 처분했다면 형식적으로 주주총회나 이사회 결의를 거쳤더라도 횡령 책임을 면할 수 없다고 보았습니다.
사후 반환은 횡령 성립과 구분
회사 돈을 개인적으로 사용한 뒤 돌려놓았더라도 이미 성립한 횡령이 없어지거나 반환액이 횡령액에서 자동으로 빠지는 것은 아닙니다.
“곧 갚을 생각이었다”는 설명만으로 인출 당시의 사용이 정당화되기도 어렵습니다.
다만 반환한 시기와 금액, 자금을 마련한 경위는 피해 회복과 처분 수위를 설명하는 자료가 될 수 있습니다. 처음부터 대여계약에 따라 사용하고 상환한 것인지, 임의로 사용한 뒤 사후에 변제한 것인지부터 구분해야 합니다.
대법원 2010. 5. 27. 선고 2010도3399 판결

대표이사 가지급금 횡령, 첫 조사 전에 확인해야 합니다
가지급금 횡령 혐의를 받았다면 “회사에서 빌린 돈이다” 또는 “이미 모두 갚았다”는 설명만 반복해서는 부족합니다. 반대로 회사가 주장하는 금액을 정확한 확인 없이 전부 인정할 필요도 없습니다.
1️⃣자금을 인출한 시점부터 최종 사용처, 2️⃣대여계약과 승인 절차, 3️⃣이자·원금 상환 내역을 차례로 맞춰봐야 합니다. 회사 장부뿐 아니라 법인계좌와 개인계좌의 거래내역까지 함께 살펴야 실제로 다툴 부분이 드러납니다.


저 김규현 변호사는 검사로서 경제범죄 사건을 검토한 경험과 회계자료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장부의 계정명만 보고 사건을 판단하지 않습니다. 각 인출금이 정상적인 대여인지, 개인적인 사용인지, 반환한 금액이 사건에서 어떻게 평가될 수 있는지 직접 확인하겠습니다.
대표이사 가지급금 횡령으로 내부감사나 경찰조사를 앞두고 있다면, 첫 진술 전에 인정할 사실과 설명이 필요한 거래부터 나누어 정리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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